프로야구
[IS 포커스] 키움 안우진은 왜, 225K 직전 88구에서 멈췄을까
"맥이 풀린 거 같다." 오른손 투수 안우진(23·키움 히어로즈)의 2022년 정규시즌 탈삼진은 224개다. 지난해 외국인 투수 아리엘 미란다(당시 두산 베어스)가 세운 KBO리그 단일 시즌 탈삼진 기록(225개)에 딱 1개 부족했다. 기록을 경신할 기회가 없었던 건 아니다. 안우진은 지난 8일 정규시즌 최종 두산전에 선발 등판해 2-0으로 앞선 7회 말 2사 3루에서 김재환 상대로 시즌 224번째 삼진을 뽑아냈다. 미란다 기록이 가시권에 들어왔고 투구 수(88개)를 고려하면 8회 등판도 가능했다. 하지만 무리하지 않았다. 8회 말 시작과 동시에 양현과 교체됐다. 경기 기록은 7이닝 2피안타 8탈삼진 무실점. 10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만난 안우진은 "7회 큰 위기가 있었다. 그때 에너지를 다 쏟아부은 것 같다"고 회상했다. 당시 안우진은 2-0으로 앞선 7회 말 선두타자 정수빈에게 2루타를 허용했다. 후속 세 타자(강승호·페르난데스·김재환)를 연속 범타 처리했지만, 피로도가 급증했다. 그는 "노아웃 2루였다. 아웃카운트 3개를 최선을 다해 잡으니까 (이닝 교대 때) 맥이 풀리더라"며 "항상 위기를 막고 내려간 뒤 다시 올라가면 잘 풀리지 않더라. 그런 부분도 생각했다. 투구 수가 적었지만, 에너지를 다 썼던 거 같다"며 웃었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개인 성적도 중요한데 팀 성적이 안 좋으면 (개인 성적이) 빛을 발할 수 없다"며 "팀 성적을 우선 생각할 수밖에 없다. 20대의 젊은 선수들인 만큼 기록은 다시 또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안우진의 올 시즌 성적은 15승 8패 평균자책점 2.11이다. 탈삼진과 평균자책점 타이틀을 가져가며 리그 대표 토종 에이스로 우뚝 섰다. 포스트시즌(PS)에서도 선발진을 이끌며 활약해야 한다. 홍원기 감독은 "기록을 먼저 생각하고 그걸 의식하면 중요한 경기(PS)를 앞두고 후유증이 올 수 있다. 8회를 앞두고 고민은 했는데 7회 전력으로 피칭하고 그다음 결과가 좋지 않으면 그 앞에 좋았던 게 다 끝날 수 있다. 결과적으로 깔끔했다"며 "(아쉽게 기록 경신을 못 해서) 본인에게는 또 다른 목표가 생길 수 있다. 선수들에게 미안할 수 있지만 그게 우선이 될 순 없다”고 강조했다. 고척=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2.10.10 16: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