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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피플] 2년 전 '절친'과 WC 한판 승부…진화한 곽빈은 그때와 다를까

곽빈(두산 베어스)에게 와일드카드(WC) 결정전의 의미는 제법 크다.곽빈은 2년 전 두산의 포스트시즌(PS) 1선발이었다. 성적 순이라기보단 사정이 있었다. 당시 두산의 에이스 아리엘 미란다가 부상으로 이탈했다. 2선발 최원준은 정규시즌 막판 순위 싸움 때 등판했다. 최종전까지 마치고 4위가 확정된 두산은 선발 로테이션을 조정할 여유가 없었다. 사실상 후반기 3선발 역할을 하던 곽빈만 WC 1차전 등판이 가능했다. 부상에서 돌아와 선발 첫 해였다. 직구 제구가 마음대로 되지 않았을 때다. 그래도 나섰다. 상대도 만만치 않았다. 어린 시절부터 절친하며 서울 지역 양대 강속구 유망주로 꼽혔던 안우진(키움 히어로즈)이었다. 그때 맞대결은 안우진의 승리였다. 안우진이 6과 3분의 1이닝 9탈삼진 2실점을 기록한 반면 곽빈은 4와 3분의 2이닝 4탈삼진 1실점을 남겼다. 실점은 곽빈이 적었으나 안우진의 경기 내용이 워낙 좋았고, 경기도 키움의 승리였다.곽빈은 그해 한국시리즈(KS)에서도 1차전 선발이었다. 역시 만족스럽지는 않았으나 쉽지 않은 경험을 가득 쌓고 2021년을 마감했다. 곽빈은 그때를 두고 "가장 친한 친구와 PS 맞대결을 펼쳤다. 다시 오지 않을 수도 있는 기회였다. 어린 나이에 정말 좋은 기회를 경험했다"고 떠올렸다. 2년이 지났다. 곽빈은 그 동안 두 시즌 풀타임 선발 투수로 뛰었다. 아직은 불안하지만, 이제 팀의 국내 에이스라는 호칭이 어색하지 않다. 올 시즌 23경기 12승 7패 평균자책점 2.90을 기록했다. 부상과 아시안게임 차출로 규정 이닝은 채우지 못했으나 투구의 질이 뛰어났다. 제구가 되지 않을 때 고전했던 기복도 바뀌고 있다. 구종 비율 변화로 이를 풀어가며 서서히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변화는 숫자로도 나온다. 당시 9이닝당 7.21개에 달했던 볼넷은 지난해 3.66개, 올해 4.10개로 줄었다. 당시 4.10에었던 평균자책점은 지난해 3.78이었고 올해 2점대까지 낮아졌다. 투수 본인도 공이 어디로 갈지 알 수 없을 정도로 불안했던 제구는 서서히 제 자리를 찾아가는 중이다.어색했던 포크볼 대신 체인지업 활용을 늘리고, 팔 각도도 자연스럽다. 공격적인 커브 구사도 시즌 중 재미를 봤다. 제구가 되지 않는 날 다른 방법을 통해 풀어가는 투수가 되어가기 시작했다. 진정한 프로 1군 투수가 되어가는 중이다.곽빈이 짊어진 무게는 2년 전보다 커졌다. 2년 전 팀은 4위였다. 1차전을 져도 2차전에 이기면 됐고, 실제로 그렇게 이겨 준플레이오프에 올랐다. 국내 에이스는 최원준이었다. 사령탑도 백전노장인 김태형 감독이었다. 반면 지금 두산은 5위다. 1차전을 지면, 곽빈이 무너지면 두산의 2023시즌도 끝이다. 국내 에이스도 곽빈 자신이다. 사령탑은 '초보' 이승엽 감독이다. 곽빈은 지난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나갔다가 결국 출전하지 못하고 돌아왔다. 담 증세에 고열까지 찾아왔던 탓이다.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활약하지 못하고도 큰 무대라는 자산을 얻었다면, 항저우에서는 아쉬움과 그만큼의 각오를 얻고 왔을 거다.2년 전과 똑같은 무대로 돌아왔다. 그에게는 2년 동안 달라진 것을 펼치고 항저우에서의 아쉬움을 풀어버릴 기회다. 열쇠는 오롯이 곽빈 본인에게 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3.10.19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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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중현의 야구 톺아보기] '힘을 뺀' 파이어볼러 안우진

오른손 투수 안우진(23·키움 히어로즈)은 자타공인 파이어볼러다. 야구통계전문업체 스포츠투아이에 따르면, 올 시즌 안우진의 직구(포심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152.6㎞/h. 최고 구속은 160㎞/h에 육박한다. KBO리그 선발 투수 중 가장 빠른 공을 던진다. 안우진은 강속구에 의존하지 않는다. 오히려 힘을 뺀다. 2020년 전체 구종 대비 59.9%였던 직구 비율이 지난해 52.9%에 이어 올해 42.8%까지 떨어졌다. 대신 슬라이더(22.6%→23%→29.%)와 체인지업(2.2%→5.8%→9.8%) 비율을 꾸준히 끌어올렸다. 안우진은 "(여전히) 직구와 슬라이더를 많이 던진다. 하지만 이젠 커브와 체인지업도 불리한 볼카운트에서 구사할 수 있다"며 "재작년부터 매년 구종별 퍼센티지를 골고루 분배하고 있다. 그러면서 타자들의 생각이 많아졌다. 그때 (빈틈을 파고들어) 직구를 던지면 헛스윙이 나온다"고 말했다. 그는 "야구는 타이밍 싸움인데 커브와 체인지업을 던지면서 (그 타이밍 싸움이) 좋아진 것 같다"고 반겼다. 휘문고를 졸업한 안우진은 강속구 유망주였다. 하지만 2018년 1차 지명으로 히어로즈에 입단한 뒤 한동안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직구와 슬라이더 비율이 높은 '투 피치' 유형으로 단조로운 공 배합이 문제였다. 타자와 수 싸움에서 우위를 점하기 어려웠다. 직구 타이밍에 배트를 휘두르면 고속 슬라이더가 맞아 나가기 일쑤였다. 변화가 필요하다가 느낀 안우진은 구속 의존도를 버렸다. 대신 변화구 비율을 올렸다. 강하게 던지는 것보다 원하는 코스에 집어넣는 걸 우선 목표로 삼았다. 올해 안우진의 정규시즌 성적은 흠잡을 곳이 없었다. 정규시즌 30경기에 선발 등판, 15승 8패 평균자책점 2.11을 기록했다. 평균자책점과 탈삼진(224개) 부분 1위로 '투수 2관왕'을 차지했다. 지난해 아리엘 미란다(당시 두산)가 세운 단일 시즌 탈삼진 기록 225개에 1개 부족했다. 그뿐만 아니라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24회)와 WHIP(이닝당 출루허용·0.95)를 비롯한 각종 투수 지표도 1위에 올랐다. 간판타자 이정후와 함께 키움을 가을 야구로 이끈 쌍두마차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안우진에 대해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힘으로만 타자를 상대했다. 스피드(구속)만 믿고 윽박지르는 피칭을 했다. 본인은 아니라고 하겠지만 올 시즌 초반에도 속구로 삼진 잡는 거에 욕심이 있었다"며 "한 번 생각이 꽂히면 그 생각을 전환하는 게 쉽지 않다. 하지만 경험 많은 타자를 상대하면서 마운드 운영 방법이 많이 달라진 것 같다"고 흡족해했다. 안우진은 시즌 중 포크볼 장착까지 시도했다. 수 싸움을 더 복잡하게 가져가려고 한 결정이었다. 부상을 우려해 뜻을 접었지만 그만큼 꾸준히 변화를 추구했다. 안우진의 위력은 16일 열린 KT 위즈와 준플레이오프(준PO) 1차전에서 입증됐다. 이날 안우진은 6회까지 마운드를 지키며 3피안타 9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전체 투구 수(88개) 대비 직구 비율이 36.4%(32개)로 낮았다. 직구 최고 구속이 157㎞/h(평균 154㎞/h)로 빨랐지만, 강속구에 의존하지 않았다. 대신 슬라이더(35개)와 커브(17개)를 적재적소 섞었다. 빠른 공 대처를 먼저 생각한 KT 타자의 허를 찔렀다. 탈삼진 9개 중 5개의 결정구가 변화구(커브 3개, 슬라이더 2개)였다. 특히 2~5회에는 매 이닝 3개 이상의 커브를 섞었다. 안우진은 경기 뒤 "KT 타선에 우타자가 많아서 직구와 슬라이더만으로는 힘들다고 생각했다. 커브까지 열심히 준비했던 게 잘 됐던 것 같다. 연습할 때도 커브를 많이 던졌다"고 웃었다. '힘을 뺀' 파이어볼러 안우진, 그가 더 강력한 이유다. 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2.10.1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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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포커스] 키움 안우진은 왜, 225K 직전 88구에서 멈췄을까

"맥이 풀린 거 같다." 오른손 투수 안우진(23·키움 히어로즈)의 2022년 정규시즌 탈삼진은 224개다. 지난해 외국인 투수 아리엘 미란다(당시 두산 베어스)가 세운 KBO리그 단일 시즌 탈삼진 기록(225개)에 딱 1개 부족했다. 기록을 경신할 기회가 없었던 건 아니다. 안우진은 지난 8일 정규시즌 최종 두산전에 선발 등판해 2-0으로 앞선 7회 말 2사 3루에서 김재환 상대로 시즌 224번째 삼진을 뽑아냈다. 미란다 기록이 가시권에 들어왔고 투구 수(88개)를 고려하면 8회 등판도 가능했다. 하지만 무리하지 않았다. 8회 말 시작과 동시에 양현과 교체됐다. 경기 기록은 7이닝 2피안타 8탈삼진 무실점. 10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만난 안우진은 "7회 큰 위기가 있었다. 그때 에너지를 다 쏟아부은 것 같다"고 회상했다. 당시 안우진은 2-0으로 앞선 7회 말 선두타자 정수빈에게 2루타를 허용했다. 후속 세 타자(강승호·페르난데스·김재환)를 연속 범타 처리했지만, 피로도가 급증했다. 그는 "노아웃 2루였다. 아웃카운트 3개를 최선을 다해 잡으니까 (이닝 교대 때) 맥이 풀리더라"며 "항상 위기를 막고 내려간 뒤 다시 올라가면 잘 풀리지 않더라. 그런 부분도 생각했다. 투구 수가 적었지만, 에너지를 다 썼던 거 같다"며 웃었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개인 성적도 중요한데 팀 성적이 안 좋으면 (개인 성적이) 빛을 발할 수 없다"며 "팀 성적을 우선 생각할 수밖에 없다. 20대의 젊은 선수들인 만큼 기록은 다시 또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안우진의 올 시즌 성적은 15승 8패 평균자책점 2.11이다. 탈삼진과 평균자책점 타이틀을 가져가며 리그 대표 토종 에이스로 우뚝 섰다. 포스트시즌(PS)에서도 선발진을 이끌며 활약해야 한다. 홍원기 감독은 "기록을 먼저 생각하고 그걸 의식하면 중요한 경기(PS)를 앞두고 후유증이 올 수 있다. 8회를 앞두고 고민은 했는데 7회 전력으로 피칭하고 그다음 결과가 좋지 않으면 그 앞에 좋았던 게 다 끝날 수 있다. 결과적으로 깔끔했다"며 "(아쉽게 기록 경신을 못 해서) 본인에게는 또 다른 목표가 생길 수 있다. 선수들에게 미안할 수 있지만 그게 우선이 될 순 없다”고 강조했다. 고척=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2.10.10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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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잠실]타선 완전체 두산, '에이스' 미란다만 남았다

시즌 초 부상에 시달렸던 두산 베어스의 주축 야수진들이 모두 복귀했다. 남은 건 에이스 아리엘 미란다(33)뿐이다. 두산은 지난 한 주 동안 천군만마인 두 사람이 복귀했다. 중심 타자인 1루수 양석환이 22일 일요일 잠실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대타로 복귀 후 24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부터 선발 출장을 이어오고 있다. 이어 외야의 새로운 핵으로 활약했던 김인태도 29일 창원 NC 다이노스전부터 1군 엔트리로 돌아왔다. 물론 복귀병들이 100% 상태는 아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31일 잠실 KIA 타이거즈전을 앞두고 인터뷰에서 "김인태는 아직 100%로 뛸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퓨처스리그에서 치른 두 경기에서도 지명타자로 출전했던 만큼 외야 수비 복귀에는 조금 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방망이에서 화력을 뽐내고 있는 양석환도 아직 100%는 아니다. 김태형 감독은 "양석환의 복귀는 당연히 플러스 효과"라며 "아프기 전에도 타격 페이스가 팀 내에서 제일 좋았다. 다만 지금 몸 상태가 100%는 아니라서 선수 본인도 조금 불안해하는 면이 있다. 그래도 양석환이 타선에 들어있는 것만으로도 무게감이 있고, 그가 해주는 게 크다"고 했다. 남은 조각은 미란다뿐이다. 지난해 탈삼진 역대 1위 신기록(225탈삼진)을 세웠던 미란다는 어깨 통증으로 올 시즌 주춤하고 있다. 1군에 돌아왔지만, 다시어깨근육 미세손상 진단을 받고 지난달 24일 1군에서 말소됐다. 열흘 전 캐치볼을 시작한 그는 현재 불펜 투구까지 단계를 진행 중이다. 김태형 감독은 "6월 7일 퓨처스리그 경기에 등판해 50구 정도를 던질 계획이다. 그 후 상태를 지켜보고 상황을 보면서 차후 스케줄을 잡겠다"며 "미란다가 정상적으로 복귀해주기만 하면 좋겠다. 야수들은 부상자들이 다 돌아왔다. 타격 컨디션이야 좋을 때도 있고 나쁠 때도 있으니 미란다만 돌아오면 된다"고 말했다. 잠실=차승윤 기자 cha.seunyoon@joongang.co.kr 2022.05.31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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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대전]김태형 감독 "새 얼굴들, 좋은 선수 되려면 시간 필요"

"거의 절반이 새로 올라온 선수들이다. 기존의 두산 베어스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 팀을 만들어야 한다. 시간이 좀 지나야 좋은 선수가 될 것이다." 김태형 두산 베어스 감독이 최근 연패 속에서도 리빌딩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두산은 지난 25일 대전 한화 이글스와의 주중 3연전 2차전에서 1-14로 대패했다. 최근 10경기 1승 8패 1무로 부진의 늪에 빠져 있다. 시즌 초 전력 공백 속에서도 순위 싸움을 이어갔지만, 연패에 빠지면서 7위까지 내려온 상태다. 지난 수년간 FA(자유계약선수) 이적으로 타선의 힘이 떨어진 데다 부상으로 이탈한 외국인 투수 아리엘 미란다의 복귀 소식도 들려오지 않고 있다. 연패를 탈출하기 위해 성급해질 법했지만, 김태형 감독은 팀 리빌딩이라는 과제를 잊지 않았다. 김 감독은 26일 대전 한화전을 앞두고 최근 연패에 대해 "중심 타자 부재도 있지만 전체적으로 타격이 잘 이루어지지 않고 타선 연결도 잘 안 되었다. 김재환(출산휴가 복귀)과 양석환이 돌아왔으니 좀 좋아질 것이라 본다"면서도 "기존 선수들도 기존 선수들이지만, 지금 선수단에서 거의 절반이 1군 주전이 아니라 2군이나 백업을 하던 선수들이다. 이들이 기존 주전으로 있다가 FA로 나간 선수들의 자리를 채워서 하고 있는데, 이전의 두산 베어스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고 했다. 그는 "시즌 초반에도 이야기했지만, 팀을 (다시)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다. 그 선수들이 좋은 선수가 되는데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린다. 물론 그렇다고 해도 힘을 좀 더 내야겠다. 지난주 2연속 연장 12회 경기를 치른 여파가 있어 보인다. 분위기를 잡아야 했는데 꺾인 듯하다"고 설명했다. 최근 부진했던 젊은 선발 투수들에 대해서도 질책보다는 호평을 먼저 전했다. 24일 패전 투수였던 곽빈에 대해 "구위는 좋았다"고 칭찬했던 김태형 감독은 "우리 선발 투수들이 그래도 어느 정도 잘 던져주고 있다고 본다. 타선이 안 좋으니 초반 실점하면 안 된다는 생각에 흔들린 것 같다"고 최근 선발진의 투구를 평가했다. 25일 패전을 기록한 최승용에 대해서도 "괜찮게 던지고 있다. 본인의 능력대로 해주고 있다. 구원 투수로 등판할 때만큼 구속이 나오기란 쉽지 않다. 타순이나 아웃 카운트에 따른 타자의 노림수에 대해 좀 부족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대전=차승윤 기자 2022.05.26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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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 기회 준다’던 미란다, 이대로 끝일까

아리엘 미란다(33·두산 베어스)가 좀처럼 MVP(최우수선수)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두산은 지난 24일 아리엘 미란다를 1군에서 말소했다. 좀처럼 부진에서 빠져나오고 있지 못한 탓이다. 시즌 평균자책점은 3.86으로 문제 되는 수준은 아니다. 그러나 내용이 심각하다. 미란다는 지난 23일 LG 트윈스전에서 선발로 등판했지만 3이닝밖에 투구하지 못했다. 직구가 여전히 시속 140㎞ 초중반에 머물렀다. 시속 130㎞대 직구도 제법 나왔다. 구위도 심각했다. 볼넷이 6개에 달했고 59구 중 스트라이크(25구)가 절반도 채 되지 않았다. 미란다의 부침은 지난 시즌 말부터 이어진 문제다. 지난해 14승 5패 평균자책점 2.33 225탈삼진을 기록하고 투수 골든글러브와 MVP를 수상했지만, 225탈삼진을 기록한 후 어깨 부상으로 마운드를 이탈했다. 한국시리즈에서 5이닝 1실점으로 건재함을 알리며 2년 차 외국인 선수 최고액인 190만 달러에 두산과 재계약했으나 올해도 어깨가 발목을 잡았다. 시범경기부터 구위가 떨어졌고 결국 어깨 부상으로 이탈했다. 지난 17일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복귀했지만 작년의 미란다가 아니었다. 이후 2경기에서 제구 난조가 이어졌고 구속 회복도 더뎠다. 2경기에서 소화한 이닝도 단 7이닝에 불과했다. 17일 등판 이후 "세 번의 기회를 주겠다"던 김태형 두산 감독은 결국 한 번의 '기회' 후 바로 칼을 빼 들었다. 김 감독은 24일 “미란다 본인이 안 아프다고는 하는데 정상이 아니다"라며 "기회를 1군에서 준다는 건 아니다. 2군에서 던져보고 좋은 모습이 나와야 다시 올려야 한다. 지금은 일단 경기 운영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당장 특별한 해결책도 없다. 김 감독은 "본인이 안 아프다고 하니 검진 같은 것도 예정에 없다"고 전했다. 두산은 시즌 초 우려했던 스탁(평균자책점 2.13·25일 기준)이 호투하면서 최소한의 여유는 생겼다. 미란다의 빈자리는 지난해부터 김 감독의 눈도장을 받은 2년 차 왼손 투수 최승용이 들어간다. 고민할 여유는 생겼지만 고액 연봉을 받는 미란다를 교체하는 것도 쉬운 결정은 아니다. 두산이 딜레마에 빠진 이유다. 차승윤 기자 차승윤 기자 cha.seunyoon@joongang.co.kr 2022.04.26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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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VP 미란다 결국 2군행...'첫 승' 최승용이 기회 받는다

두산 베어스가 결국 지난해 정규시즌 MVP(최우수선수) 아리엘 미란다(33)를 2군으로 보냈다. 미란다는 지난 2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경기에서 선발 투수로 등판해 3이닝 1피안타 6볼넷 2탈삼진 2실점으로 부진했다. 어깨 통증으로 시범경기 중도에 이탈했던 그는 지난 17일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1군에 복귀했다. 그러나 구위도, 제구도 MVP를 수상했던 지난해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두산은 결국 24일 미란다를 1군 엔트리에서 제외하고 2군에서 구원 투수 이승진을 올렸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24일 경기 전 인터뷰에서 "본인이 안 아프다고는 하는데 정상이 아니다. 세 번까지 기회를 준다고 했지만 그걸 1군에서 던지게 하는 건 아니다. 일단 경기 운영이 안 된다"고 말했다. 미란다의 빈자리는 전날 미란다의 뒤에 올라와 구원승을 챙겼던 최승용이 기회를 받는다. 최승용은 이날 3이닝 동안 42구를 던지면서 2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고 구원승을 챙겼다. 김태형 감독은 "계속 얘기해온 것처럼 작년부터 좋아졌다. 시즌 초 구속이 좀 안 나왔는데 이제 갈수록 구속도 나오고 마운드 위에서 자신감 있게 잘 던진다"라며 "올해도 자기 역할을 하면서 잘 던질 거라는 기대감이 있다"고 전했다. 최승용은 지난해 프로 1년 차부터 1군에서 기회를 부여받았다. 15경기에서 평균자책점 3.93 2홀드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선발 기회를 받고 살려내지는 못했지만, 꾸준히 지도자들과 선배들의 호평과 기대를 받고 있다. 올 시즌을 앞두고도 선동열 전 국가대표팀 감독이 스프링캠프에서 그를 보고 "더 해줄 조언이 없다"는 극찬을 남기기도 했다. 김 감독은 "여러 가지가 맞아 떨어져야 한다. 계기가 있어야 하고 그 기회를 잡아야 한다. 어떻게 딱 (정확하게) 말하기는 어렵다. 멘털이 강해도 자리가 없으면 계속 2군에 있어야 한다. 신인 때부터 기회를 잡기도 하고 좋은 선수라도 시간이 오래 걸리기도 한다"며 "최승용은 좋은 재능을 가졌고 기회도 빨리 왔다"고 했다. 잠실=차승윤 기자 차승윤 기자 cha.seunyoon@joongang.co.kr 2022.04.24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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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무안타' 푸이그, 시범경기 타율 0.105

'쿠바 특급' 야시엘 푸이그(32)의 침묵이 계속됐다. 푸이그는 21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원정경기에 4번 타자·우익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최근 4경기 8타수 무안타. 이로써 푸이그의 시범경기 타율은 0.105(19타수 2안타)까지 떨어졌다. 기대했던 홈런은 20타석째 불발됐다. 키움은 9회 말 김동엽에게 끝내기 안타를 맞고 3-4로 패했다. 이날 경기 전 홍원기 키움 감독은 푸이그에 대해 "본인의 루틴대로 연습을 진행하고 있다. 일단 한국 투수 유형을 파악해야 하는데 두 타석, 5이닝 정도 소화한 뒤 교체하고 있다. 조금씩 (출전 기회를) 늘려가면서 거기에 맞게 준비하는 과정"이라며 크게 우려하지 않았다. 타석에서의 결과는 아쉬움이 남았다. 푸이그는 1회 초 2사 3루에서 삼성 선발 장필준의 초구 시속 146㎞ 직구를 때려 3루 땅볼로 아웃됐다. 3회 두 번째 타석에서도 시속 141㎞ 직구를 공략했지만 1루수 파울플라이에 그쳤다. 눈길을 끄는 건 6회 초 타셕이었다. 바뀐 투수 양창섭을 상대해 4구째 루킹 삼진으로 물러났다. 직구-커브-직구-커브로 이어지는 투구 레퍼토리에 꼼짝하지 못했다. 볼카운트 2스트라이크-1볼에서 들어온 4구째 시속 113㎞ 커브에 타격 타이밍을 빼앗겨 지켜만 봤다. 홍원기 감독은 6회 말 수비부터 푸이그를 김수환으로 교체했다. 21일 경기를 중계한 박용택 KBS N 스포츠 해설위원은 "푸이그는 아직 경기 감각이 올라오지 않은 모습이다. 계속해서 타이밍이 늦다"며 "가볍게 왼 다리를 들면서 타이밍을 잡는데 처음 (다리를) 들 때부터 시간이 늦다. (그렇게 되면) 내가 치는 포인트보다 공이 더 들어와(뒤에) 있다"고 분석했다. 타격 포인트가 맞지 않으니 타구의 질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푸이그는 영입부터 화제였다. 잦은 기행으로 미국 메이저리그(MLB) 경력이 단절됐지만, KBO리그에서 영입할 수 있는 최고 수준의 커리어를 자랑했다. 하지만 '이름값'이 성공을 보장하지 않는다. 루크 스캇(전 SK 와이번스) 제임스 로니(전 LG 트윈스)를 비롯한 수많은 빅리그 경력자들이 KBO리그에서 뼈아픈 실패를 경험했다. 지난겨울 A 구단 외국인 담당자는 "푸이그는 제어하기 힘들고 양쪽 햄스트링을 모두 다쳤던 이력이 있다. 이전 움직임을 다시 보여줄 수 있을지 미지수다. 파괴력은 있지만, 그만큼의 모험이 필요하다. 그의 영입에는 결단 필요하다"고 했다. 시범경기 성적이 정규시즌 성적을 좌우하지 않는다. 지난해 투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받은 아리엘 미란다(두산 베어스)의 시범경기 평균자책점은 무려 94.50이었다. 데뷔 첫 타격왕에 오른 이정후(키움 히어로즈)도 시범경기에선 타율이 0.190으로 낮았다. 관건은 적응이다. 시범경기에서 많은 투수를 상대하면서 리그 특성을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 시행착오를 줄여나가는 모습이 필요하다. 대구=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2022.03.21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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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넓어지면 더 강해질 미란다… 재계약 가능할까

올 시즌 KBO리그를 압도한 외국인 에이스 아리엘 미란다(32·두산 베어스)의 활약을 내년에도 볼 수 있을까. 미란다는 올 시즌 KBO리그를 제패했다. 14승(공동 4위) 5패 평균자책점 2.33(1위) 225탈삼진(1위)을 기록하며 투수 2관왕에 올랐다. 故 최동원 감독(전 롯데 자이언츠)이 1984년 세웠던 단일시즌 223탈삼진 기록을 37년 만에 경신했다. 이어 24일에는 한 해 최고 투수에게 주어지는 최동원상까지 수상했다. 의외의 활약이다. 미란다는 지난해 대만 프로야구(CPBL) 중신 브라더스에서 10승 8패 평균자책점 3.80으로 눈에 띄지 않는 성적을 기록했다. 하지만 KBO리그로 와 180도 달라졌다. KBO리그 구단 전력 분석원인 A는 미란다에 대해 “올해 예상에서 가장 크게 어긋난 선수”라며 “구위는 좋지만 제구로 고생할 것이라 생각했다. 제구력이 좋아졌다기보다는 스트라이크존 가운데에 꽂아 넣는 전략을 세웠는데 통했다”고 평가했다. 주력 구종이 두 개에 불과하지만, 조합이 막강하다. A는 “미란다는 정통파 오버핸드 투수다. 높은 팔 각도에서 떠오르는듯한 직구를 던진다”며 “이 때문에 뜬공 성향을 띄는데, 투수 친화적인 잠실구장의 효과를 크게 봤다”고 설명했다. 떠오르는 직구 덕에 떨어지는 포크볼도 강해졌다. A는 “오버핸드로 던지는 직구와 포크볼의 상성이 좋다”며 “두 구종은 비슷한 궤적으로 날아온다. 그런데 타자가 직구 타이밍에 스윙하면 평균 시속 17㎞ 가량이 차이 나고, 상하 무브먼트의 차이가 큰 포크볼을 도저히 칠 수가 없다”고 분석했다. 당연히 재계약 대상자다. 잔류하게 된다면 다음 시즌 긍정적인 변수도 추가된다. 스트라이크존 변화 여부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 10월 “2016년부터 올해까지 스트라이크존 판정 변화를 분석했다”며 “그 결과 판정 존의 평균 분포가 전반적으로 좁은 형태로 변화됐음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KBO는 이에 따라 “2022시즌부터 스트라이크존 판정을 좌우 홈플레이트와 각 타자의 신장에 따른 존의 정확성을 중심으로 평가하기로 했다”고 존 변화를 예고했다. 변화가 예상되는 부분은 존의 위아래다. 래리 서튼 롯데 감독은 KBO의 발표 내용을 본 후 “스트라이크존 좌우는 투구 추적 데이터와 비교해도 꾸준하게 정확하다. 반면 위아래는 조금 좁게 판정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존이 정상화된다면 상하 폭이 다소 넓어질 가능성이 크다. 존의 위아래는 미란다의 영역이다. 또 다른 구단 분석원 B는 “미란다가 올 시즌 자기 공에 맞게 위아래를 잘 썼다”며 “본인 구종이 상하를 공략해야 한다는 걸 아는 듯하다. 직구를 높게 잘 썼다”고 했다. 분석원 A 역시 "오버핸드에 직구와 포크볼 조합이다 보니 공들이 다 상하로 형성된다”며 “만약 존 위아래가 넓어진다면 미란다에게도 긍정적”이라고 전했다. 남은 변수는 잔류 여부다. 시즌을 마치고 출국한 미란다는 재계약 여부를 아직 알 수 없다. 다만 팬들에게는 내년을 기약하는 메시지를 남겼다. 그는 출국 전 구단 유튜브를 통해 “팬들의 열렬한 응원에 대해 두산 선수로서 자부심을 느낀다”며 “앞으로도 많은 응원을 부탁드린다. 내년에 보자”고 전했다. 차승윤 기자 2021.11.24 15:30
야구

'가을 에이스' 이영하, 제구 잡아야 진짜 에이스 된다

한국시리즈(KS)를 준우승으로 마친 두산 베어스가 다음 시즌 준비에 들어간다. 17승 에이스였다가 부진했고, 가을야구 에이스로 돌아온 이영하(24)의 보직도 다음 시즌 두산의 주요 변수다. 두산은 올가을 기적의 주인공이었다. 정규시즌 4위로 와일드카드(WC) 결정전에 나가 7년 연속 KS 진출까지 이뤄냈다. 비록 KS에서는 정규시즌 1위 KT 위즈에 4연패로 패했지만, ‘미러클’이라는 수식어가 가을 내내 두산을 따라다녔다. 기적의 중심에는 가을의 에이스로 떠오른 필승조 이영하와 홍건희(29)가 있었다. 외국인 투수 아리엘 미란다와 워커 로켓이 빠진 상황에서 필승조가 긴 이닝을 책임졌다. PO까지 이영하가 5경기 11이닝 3실점(평균자책점 2.45), 홍건희가 4경기 7과 3분의 2이닝 3자책점(평균자책점 3.52)으로 뒷문을 지켰다. 매번 멀티 이닝을 소화하며 선발의 빈자리를 메웠다. 2021시즌을 마무리한 두산은 내년 시즌 계산에 들어간다. 주축이었던 두 투수 역시 당연히 포함된다. 문제는 보직이다. 트레이드 후 쭉 불펜으로 뛰었던 홍건희는 문제가 없다. 선수 본인도 “선발 도전할 때 결과가 좋지 않았다”며 “마냥 어린 나이도 아니고 나만의 자리를 찾고 싶어 구원 투수로 던지고 싶다고 감독님께도 말씀드렸다”고 보직 고정을 희망했다. 반면 이영하는 다르다. 지난 2019년까지만 해도 17승 4패 평균자책점 3.64로 두산 선발진의 한 축을 담당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불안했다. 2년 연속 시즌 중 불펜으로 보직을 변경했다. 불펜으로는 2020년 23경기 평균자책점 1.04, 올해는 24경기 평균자책점 1.60으로 좋았다. 멘털 문제였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원래 좋은 공을 가지고 있었다”며 “던지면서 자신감도 얻어가고 밸런스 등이 좋아진 듯하다”고 불펜 이영하의 호투 원인을 분석했다. 불펜 카드로 매력적이긴 하지만, 선발로 보여준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다. 외국인 투수 둘의 재계약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최원준과 곽빈 외에도 믿을만한 선발 카드가 필요하다. 과제는 제구력이다. 평균 시속 145.7㎞의 직구(스탯티즈 기준)를 보유했지만 제구 불안으로 이를 살리지 못했다. 올 시즌엔 9이닝당 볼넷(BB/9) 개수가 6.52개로 커리어 최악을 기록했다. 불펜으로 옮긴 후만 따지면 4.81로 많이 낮아졌지만, 여전히 규정 이닝 투수들과 비교하면 최악의 수준(최하위 롯데 앤더슨 프랑코·4.50개)이다. 평균자책점 10.13으로 흔들렸던 KS에서도 마찬가지였다. 3차전에서 7타자를 상대해 절반 이상인 4명을 볼넷으로 내보냈다. 당시 김태형 감독은 “공은 좋았는데 힘이 너무 들어가 볼넷을 내줬다”며 “스트라이크를 던져야 하는데 안 맞으려고 너무 힘이 들어가니 제구가 안 됐다”고 분석했다. 불펜 이영하로 뛴 2021시즌은 끝났다. 김태형 감독이 보직을 특정하지 않은 만큼 선발로 돌아갈지는 이영하 본인에게 달렸다. 도망가지 않고 강속구로 타자를 제압할 수 있어야 ‘가을 한정’ 에이스 이영하가 17승을 거두던 진짜 에이스로 돌아올 수 있다. 차승윤 기자 2021.11.21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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